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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이벌 - 시간을 넘어선 언어의 힘 2016년, 조용하지만 강렬한 충격‘어라이벌’을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도 비슷했다. 모두 멍하니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SF 영화를 본 것뿐인데 가슴이 먹먹했다. 외계인 영화인데, 마지막에는 눈물이 났다.감독은 드니 빌뇌브. ‘시카리오’, ‘블레이드 러너 2049’, ‘듄’을 만든 바로 그 감독이다. 빌뇌브의 영화는 대체로 조용하고 느리게 흘러가지만, 그 느림 속에 엄청난 긴장감이 숨어 있다. ‘어라이벌’도 마찬가지다. 외계인이 등장하지만 화려한 액션은 거의 없고, 대신 언어와 시간, 선택과 운명에 대한 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주인공 루이스 뱅크스를 연기한 사람은 에이미 아담스다. 이 영화에서 그녀의 연기.. 2025. 12. 3.
캐스트 어웨이 - 무인도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 2000년, 혼자라는 것의 의미‘캐스트 어웨이’를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가장 놀랐던 건 중간에 대사가 거의 없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톰 행크스는 무인도에서 한 시간 넘게 혼자 지내고, 대화 상대라고는 배구공 윌슨뿐인데도, 오히려 숨을 죽이고 보게 되더군요. 한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고독과 어떻게 싸우는지를 너무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포레스트 검프’에 이어 다시 한 번 톰 행크스와 손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영화였습니다. 화려한 특수효과도, 시대를 아우르는 거대한 서사도 없습니다. 그냥 한 남자와 섬, 그리고 시간뿐입니다.톰 행크스의 영화를 위한 준비가 철저했던것으로 유명합니다. 영화 중간에 무려 1년 동안 촬영을 중단하고.. 2025. 12. 2.
콘택트 - 별을 향한 인류의 첫 대화 1997년, 과학과 감성이 만나다‘콘택트’를 처음 본 건 대학교 2학년 때였다. 천문학 교양 수업에서 교수님이 추천해 준 영화였다. SF 영화라고 해서 ‘인디펜던스 데이’ 같은 걸 기대하고 봤는데, 완전히 달랐다. 외계인이 나오지만 전쟁이 없고, 우주선이 등장하지만 폭발 장면도 거의 없다. 대신 과학자가 주인공이고, 과장된 상상이 아니라 실제 과학에 발을 딛고 있는 이야기였다.감독은 로버트 저메키스. ‘백 투 더 퓨처’, ‘포레스트 검프’를 만든 바로 그 감독이다. 원작은 칼 세이건의 동명 소설. 칼 세이건은 실제 천문학자이자 과학 저술가로, 그의 책 ‘코스모스’는 지금도 과학 교양서의 고전으로 꼽힌다.조디 포스터는 천재 천문학자 엘리 애로웨이를 연기한다. 이 영화에서 그녀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다. 차.. 2025. 12. 2.
쥬라기 공원 - 공룡이 살아 숨쉬던 그 여름 1993년, 영화관을 뒤흔든 공룡들'쥬라기 공원'을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 솔직히 나는 공룡에 미쳐있을 나이는 지났었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알것이다 어린 남자 아이에게 공룡이 어떤위치인지와 그 시기의 추억을 어른 남자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는것을. 티라노사우루스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극장 전체가 동시에 숨을 멈췄다. 물컵 속 물결이 미세하게 떨리고, 둔탁한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마침내 거대한 공룡이 모습을 드러낸다. 너무 진짜 같아서 옆에 앉아 있던 친구가 "저거 진짜야? 로봇이야?"라고 물었다. 실제로는 반은 로봇, 반은 컴퓨터 그래픽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에게 그냥 ‘진짜 공룡’이었다.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이 영화는 영화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작품이다. 본격적으로 CG 기.. 2025. 12. 1.
인셉션 - 꿈속의 꿈, 그 미로 같은 세계 2010년 여름, 극장에서 머리를 쥐어뜯다'인셉션'을 처음 봤을 때 영화관을 나오면서 친구들과 한참을 토론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팽이가 넘어졌을까, 안 넘어졌을까?" 모두들 의견이 달랐다. 어떤 친구는 꿈이었다고 했고, 어떤 친구는 현실이었다고 했다. 정답은 없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그렇게 만들었으니까.놀란 감독의 영화는 항상 복잡하다. '메멘토'는 시간을 거꾸로 돌렸고, '프레스티지'는 마술의 비밀을 풀었고, '다크 나이트'는 히어로 영화의 차원을 높였다. '인셉션'은 그중에서도 가장 야심 찬 작품이었다. 꿈속에 들어가서 생각을 훔치고, 더 나아가 생각을 심는다는 설정 자체가 독창적이었다.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지금 보는 게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렸다. 꿈속의 꿈, 그.. 2025. 12. 1.
터미네이터 2 - 미래를 바꾸기 위한 싸움 1991년, 액션 영화의 정점'터미네이터 2'를 극장에서 본 건 내가 중학생 즈음이었던거 같다. 터미네이터를 TV에서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터미네이터2는 개봉했을때 극장에가서 보았던것으로 기억이 난다. 영화속에서 T-1000이 처음 등장하던 그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액체 금속으로 만들어진 로봇, 총을 맞아도 그대로 재생되고, 쇠창살 사이를 물처럼 흘러 들어가고, 어떤 모습으로든 변신할 수 있는 존재. 1991년에 이런 장면을 본다는 게 그저 충격이었다. 솔직히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충격적이다.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1편의 성공 이후 곧바로 속편을 만들 수 있었지만, 무려 7년을 기다렸다. 기술이 준비될 때까지, 자기가 머릿속에 그려둔 T-1000을 화면 위에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을 때까지... 2025.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