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3 케이트 & 레오폴드(Kate & Leopold, 2001) - 시간을 넘어온 19세기 신사와 21세기 커리어우먼의 사랑 브루클린 다리와 시간의 틈새우리나라는 요즘 과거로의 회귀와 같은 판타지 장르의 만화가 유행하고 있다. 한번 살았던 인생을 다시 살거나 내가 살지 않았던 시대로 이동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에 요즘 사람들은 매료되는가보다. 무려 24년전에 나왔던 영화에서 다루는 스토리가 요즘 유행하는 장르와 비슷하다보니 영화는 이제 막 촬영을 마친 따끈따끈한 신작같은 느낌도 드는듯하다.2001년 크리스마스, 뉴욕은 9.11의 충격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있었다. 그 겨울 개봉한 '케이트 & 레오폴드'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이다. 1876년의 뉴욕과 2001년의 뉴욕을 연결하는 이 영화는 묘하게도 그 해 뉴욕이 필요로 했던 위로와 낭만을 담고 있었다.영화는 스튜어트(리브 슈라이버)가 낡은 다락방에서 발견한.. 2025. 11. 26. 완벽한 그녀에게 딱한가지 없는것 (2004) - 어른이 되고 싶었던 13살, 13살로 돌아가고 싶은 30살 1987년 지하실 파티, 그리고 마법의 가루완벽한 그녀에게 딱하가지 없는것 영화제목으로 스토리를 예상했다면 어김없이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를 맞이할것이다. 원제목과는 크게 관계가 없을것같은 작명으로 흥미를 유도했지만 나름대로 주제를 담고 있는것같기도 하다. 본론으로 돌아와 우리는 어른이 되면 모든 게 자유로울 줄 알았다.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고, 원하는 건 다 가질 수 있을 거라고. 13살의 제나 링크(크리스타 알렌)도 그렇게 생각했다. 1987년, 뉴저지의 평범한 중학생인 그녀의 소원은 단 하나. "Thirty, Flirty and Thriving"한 30살이 되는 것이었다.2004년에 개봉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나는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였다. 그때는 제나처럼 30살이 되면 뭔가 다.. 2025. 11. 25. 프로포즈(The Proposal, 2009) - 산드라 블록과 라이언 레이놀즈의 알래스카 로맨스 뉴욕의 악마 상사, 알래스카로 날아가다회사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을 꼽으라면 누구일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까칠한 상사를 떠올릴 것이다. '프로포즈'의 마거릿 테이트(산드라 블록)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출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 직원들이 메신저로 "악마가 프라다를 입고 왔다"며 경고를 보내는 오프닝 신은 이 영화의 톤을 완벽하게 설정한다.2009년 여름에 개봉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산드라 블록의 변신에 놀랐다. 5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을 하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이가 주는 여유와 관록이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그리고 그 해 그녀는 '블라인드 사이드'로 오스카를 받았다. 2009년은 확실히 산드라 블록의 해였다.마거릿은 뉴욕의 출판사 편집장이다. 캐나.. 2025. 11. 25. 투 윅스 노티스(Two Weeks Notice, 2002) - 산드라 블록과 휴 그랜트의 완벽한 케미스트리 뉴욕, 그리고 예측 가능하지만 편안한 로맨스며칠 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인데, 최근에 이직을 했다고 한다. "새 회사는 어때?"라고 묻자 한숨부터 나왔다. 상사가 너무 의존적이라는 것이다. 퇴근 후에도 수시로 전화하고, 사소한 것까지 다 물어본다고. "그만큼 너를 신뢰해서 그런거잖아. 좋게 생각해"라고 말하며 위로해 줬다. 친구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떠오른 영화가 있었다. "혹시 '투 윅스 노티스' 봤어? 네 상황이랑 똑같은데?"어떤 영화는 첫 10분만 봐도 결말을 알 수 있다. '투 윅스 노티스'가 그런 영화다. 워커홀릭 변호사와 철없는 재벌 2세의 만남,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뻔하다면 뻔한 설정이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2025. 11. 25. 엽기적인 그녀 - 한국 로맨틱 코미디가 세계에 던진 신선한 충격 2001년 여름, 그 영화가 만든 현상20년이 넘은 영화를 다시 꺼내 보는 일은 때로 위험하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유효할지, 혹시 추억 보정은 아니었을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엽기적인 그녀'는 다르다. 2001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이 영화는 지금 봐도 여전히 신선하고, 여전히 웃기고, 여전히 아프다.전지현과 차태현. 이 두 이름만으로도 그 시절이 떠오른다. 인터넷 소설이 영화가 되고, 그 영화가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던 시대. "너 죽을래?"라는 대사 하나로 온 나라가 들썩였던 그 여름의 기억이다.지하철 플랫폼에서 시작된 운명적 만남견우(차태현)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어느 날 밤 지하철역에서 취한 여자(전지현)를 만난다. 플랫폼 끝에서 비틀거리는 그녀를 구하고, 토하는 그녀를 돌보고, 모.. 2025. 11. 25. 사브리나(Sabrina, 1995) - 90년대가 다시 그린 오드리 헵번의 꿈 일요일 아침, 우연히 발견한 리메이크일요일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커피를 내리는데, TV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La Vie En Rose'였다. 화면을 보니 줄리아 오몬드가 파리의 어느 다리 위에 서 있었다. 아, '사브리나'구나. 1995년작 리메이크 버전. 오드리 헵번의 1954년 원작을 봤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두 영화 사이에는 41년이라는 시간이 있지만, 사브리나가 꿈꾸는 사랑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해리슨 포드와 그렉 키니어가 험프리 보가트와 윌리엄 홀든의 역할을 어떻게 재해석했을까. 시드니 폴락 감독은 이 고전적인 이야기를 90년대의 감성으로 어떻게 풀어냈을까. 커피 한 잔과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었다.운전사의 딸이 품은 불가능한 사랑사브리나 페어팔드(줄리아 오몬드)는 라.. 2025. 11. 25.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