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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3 - "실패는 선택지가 아니다" 1995년, 진짜 영웅들의 이야기‘아폴로 13’을 처음 본 건 내 기억으로는 중학교 수업시간때 였다. 과학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보여주셨다. 아마도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었기에 보여주었던거 같고 나는 결말을 이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실제 역사였기에 우주비행사들이 결국 무사히 귀환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마지막 재진입 장면에서는 숨을 멈추고 보게 됐다. 통신이 끊기는 3분이 3시간처럼 느껴졌다. 결말을 알고도 이렇게 긴장하게 만드는 영화는 그때가 처음이었다.론 하워드 감독의 이 영화는 NASA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실패”로 불리는 사건을 다룬다. 1970년 4월, 아폴로 13호는 달 착륙을 목표로 발사됐다. 하지만 우주에서 산소 탱크가 폭발하면서 임무는 즉시 중단된다. 목표는.. 2025. 12. 5.
쇼생크 탈출 - 희망은 좋은 것, 어쩌면 가장 좋은 것 1994년, 개봉 당시엔 몰랐던 명작'쇼생크 탈출'을 처음 본 건 제대하고 복학한 이후 대학생 때였다. TV에서 명절 연휴때 방영한것을 봤다. 그리고 너무 재미 있게 봤는지 영화가 끝나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후에 비디오를 빌려서 몇번 더 본거 같다. 그 당시 나는 그냥 멍하니 앉아서 화면이 꺼진 TV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1994년 개봉 당시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같은 해에 '포레스트 검프', '펄프 픽션', '라이온 킹' 같은 괴물들이 줄줄이 나왔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상은 하나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비디오 대여점과 케이블 TV를 타고 입소문이 퍼졌고, 결국 지금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명작 .. 2025. 12. 4.
트루먼 쇼 - 거대한 거짓말 속에서 찾은 진실 1998년, 충격적이었던 상상'트루먼 쇼'를 처음 봤을 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머릿속이 한동안 정리가 되지 않았다. 한 남자의 인생 전체가 TV 쇼였다는 설정. 그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이 배우였다는 설정. 하늘도 세트, 바다도 세트, 심지어 태양까지 조명 장치라는 사실. 1998년에 처음 봤을 때는 다소 황당한 SF처럼 느껴졌는데, 지금 다시 보면 오히려 소름이 돋는다. 리얼리티 쇼가 넘쳐나고, SNS에 사생활을 쏟아내는 시대에 ‘트루먼 쇼’는 거의 예언에 가까운 영화가 됐다.피터 위어 감독의 이 영화는 한 줄로 장르를 정의하기 어렵다. 겉으로 보면 코미디 같기도 하고, 중간중간엔 드라마 같고, 후반부로 갈수록 스릴러 분위기도 난다. 하지만 결국 중심에는 철학적인 질문이 있다. 자유란 무엇인가? 진.. 2025. 12. 4.
글래디에이터 - 복수를 넘어선 명예의 이야기 2000년, 검투사 영화의 부활'글래디에이터'를 극장에서 봤을 때 로마 시대의 전쟁영화가 이렇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지 정말 여운히 많이 남았었다. 한스 짐머의 음악이 극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Now We Are Free'라는 곡이었다. 슬프고 아름다운 선율이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리들리 스콧 감독이 검투사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기대가 컸다. 어쨌든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를 만든 거장이니까. 그런데 결과물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액션은 대단했고, 감정은 예상보다 훨씬 깊었다. 복수 이야기인데도 이상하게 고귀했다.러셀 크로가 주인공 막시무스를 연기했다. 당시 36살이었는데, 로마 장군의 카리스마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강하지만 따뜻하고, 전사이지만 철저히 인간적인 인.. 2025. 12. 3.
어라이벌 - 시간을 넘어선 언어의 힘 2016년, 조용하지만 강렬한 충격‘어라이벌’을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도 비슷했다. 모두 멍하니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SF 영화를 본 것뿐인데 가슴이 먹먹했다. 외계인 영화인데, 마지막에는 눈물이 났다.감독은 드니 빌뇌브. ‘시카리오’, ‘블레이드 러너 2049’, ‘듄’을 만든 바로 그 감독이다. 빌뇌브의 영화는 대체로 조용하고 느리게 흘러가지만, 그 느림 속에 엄청난 긴장감이 숨어 있다. ‘어라이벌’도 마찬가지다. 외계인이 등장하지만 화려한 액션은 거의 없고, 대신 언어와 시간, 선택과 운명에 대한 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주인공 루이스 뱅크스를 연기한 사람은 에이미 아담스다. 이 영화에서 그녀의 연기.. 2025. 12. 3.
캐스트 어웨이 - 무인도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 2000년, 혼자라는 것의 의미‘캐스트 어웨이’를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가장 놀랐던 건 중간에 대사가 거의 없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톰 행크스는 무인도에서 한 시간 넘게 혼자 지내고, 대화 상대라고는 배구공 윌슨뿐인데도, 오히려 숨을 죽이고 보게 되더군요. 한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고독과 어떻게 싸우는지를 너무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포레스트 검프’에 이어 다시 한 번 톰 행크스와 손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영화였습니다. 화려한 특수효과도, 시대를 아우르는 거대한 서사도 없습니다. 그냥 한 남자와 섬, 그리고 시간뿐입니다.톰 행크스의 영화를 위한 준비가 철저했던것으로 유명합니다. 영화 중간에 무려 1년 동안 촬영을 중단하고.. 2025.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