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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 계급을 초월한 사랑, 그리고 선택 1912년 4월, 침몰하는 배 위의 계급 구조‘타이타닉’은 흔히 로맨스 영화로 기억되지만, 내가 보기엔 이 영화의 핵심 주제는 사랑보다 계급(Class) 에 가깝다. 잭과 로즈의 사랑은 표면적인 이야기이고, 그 아래에는 1912년 당시 사회 계급 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깔려 있다. 제임스 카메론은 3등석과 1등석, 가난한 예술가와 부유한 상류층, 자유로운 영혼과 황금 새장 속 삶을 대비시키며 묻는다.사랑은 과연 계급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 인간의 가치는 정말 돈으로 측정되어야 하는가?1997년 개봉 당시 ‘타이타닉’은 당시 존재하던 거의 모든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전 세계 18억 달러가 넘는 수익, 아카데미상 11개 부문 석권. 그런데 나를 극장에 세 번이나 다시 가게 만.. 2025. 12. 8.
라이온 킹 - 삶의 순환, 그리고 책임의 무게 "Circle of Life" -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라이온 킹'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삶의 순환(Circle of Life)'이다. 영화는 이 하나의 철학으로 시작해서, 그것으로 끝난다. 오프닝 장면부터 이 메시지를 웅장하게 선포한다. 해가 뜨고, 라피키가 어린 심바를 높이 들어 올리고, 모든 동물들이 프라이드 랜드에 모여든다. 한스 짐머의 음악과 라보 음악이 울려 퍼지며 "From the day we are born... till we find our place on the path unwinding..."어렸을 때 이 장면을 보고 그냥 멋있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부모가 되고 나서 다시 보니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삶의 순환은 단순히 먹.. 2025. 12. 7.
A.I. - 사랑을 꿈꾸는 로봇 소년 2001년, 스필버그가 큐브릭의 꿈을 완성하다'A.I.'를 처음 봤을 때 마지막 30분 동안 마음이 많이 먹먹했던 기억이 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불이 켜졌을 때 보니, 주변 사람들도 다들 조용히 눈을 훔치고 있었다. 그냥 로봇 영화 보러 왔다가, 이렇게 가슴이 아플 줄은 몰랐다. 분명 SF 영화인데, 정작 하고 싶은 얘기는 철저히 ‘인간’에 대한 것이었다.이 프로젝트는 원래 스탠리 큐브릭이 만들려던 영화였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샤이닝', '시계태엽 오렌지' 같은 작품들을 만든 그 거장. 하지만 큐브릭이 1999년에 세상을 떠나면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 결과 두 거장의 스타일이 절묘하게 섞인, 좀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가 탄생했다.주인공 데이빗을 연기한 건 헤.. 2025. 12. 6.
라이언 일병 구하기 - 전쟁의 참혹함과 희생의 의미 1998년, 극장을 나오며 할 말을 잃다'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극장에서 본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오프닝 27분간 이어지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장면을 보는 동안, 숨 쉬는 것조차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정말 좋아했었고 지금까지 자라오면서 2차대전 소재 영화, 우리나라 6.25전쟁, 월남전등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이 영화처럼 전쟁의 참담함을 리얼하게 보여준 영화는 없었던듯 하다.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작전 장면에서는 흔들리는 화면때문에 멀미가 났을정도 였지만 마치 내가 전장을 뛰어다니고 있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인상이 깊게 남아 있었다.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이 전쟁 영화는 이전의 모든 전쟁 영화를 바꿔놓았다. 그전까지 전쟁 영화에는 어딘가 영웅적이고 낭만적인 구석이 있었.. 2025. 12. 6.
포레스트 검프 - 단순함 속에 담긴 위대한 인생 1994년, 벤치에서 시작된 이야기'포레스트 검프'를 처음 본 건 대학 신입생 때였다. 한창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고, 입시 시기를 겨우 넘겨 이제 좀 일탈을 꿈꾸던 시절이었다. 로맨틱 코미디에 푹 빠져 있던 때였고, 게다가 '톰 행크스'를 정말 좋아해서, 극장에 개봉하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봤다.영화는 코미디 같은데 사실은 드라마였고, 역사 영화 같은데 알고 보면 러브스토리였고, 장애인의 삶을 다루는 것 같다가 결국엔 모든 사람의 이야기였다.연출은 로버트 저메키스. '백 투 더 퓨처'를 만든 그 감독이다. 이번에는 타임머신 대신 한 남자의 인생을 타고 시대를 여행한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포레스트의 눈을 통해 보여준다.주연은 톰 행크스.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인.. 2025. 12. 5.
아폴로 13 - "실패는 선택지가 아니다" 1995년, 진짜 영웅들의 이야기‘아폴로 13’을 처음 본 건 내 기억으로는 중학교 수업시간때 였다. 과학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보여주셨다. 아마도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었기에 보여주었던거 같고 나는 결말을 이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실제 역사였기에 우주비행사들이 결국 무사히 귀환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마지막 재진입 장면에서는 숨을 멈추고 보게 됐다. 통신이 끊기는 3분이 3시간처럼 느껴졌다. 결말을 알고도 이렇게 긴장하게 만드는 영화는 그때가 처음이었다.론 하워드 감독의 이 영화는 NASA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실패”로 불리는 사건을 다룬다. 1970년 4월, 아폴로 13호는 달 착륙을 목표로 발사됐다. 하지만 우주에서 산소 탱크가 폭발하면서 임무는 즉시 중단된다. 목표는.. 2025.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