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1 화양연화, 첼로 선율에 봉인된 비밀과 왕가위의 탐미적 사운드스케이프 슬픔도 이토록 우아하고 치명적일 수 있을까요? 왕가위 감독의 2000년 작 는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역설적으로 가장 절제된 방식으로 그려낸 걸작입니다. 1960년대 홍콩, 좁고 습한 아파트 복도에서 스쳐 지나가는 수리진(장만옥 분)과 차우(양조위 분)의 시선 사이를 메우는 것은 구구절절한 대사가 아닌, 낮게 깔리는 첼로 선율과 나른한 라틴 음악입니다. 오늘은 음악 감독 우메바야시 시게루와 마이클 갈라소가 빚어낸 이 영화의 음악적 미학을 심층 분석합니다.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아마 30대였는데, 솔직히 그때는 왜 이렇게 느리고 말이 없는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마흔이 넘어 다시 보니, 그 침묵과 여백이 오히려 가슴을 저미더군요. 특히 수리진이 치파오를 입고 국수를 사러 천천히 계.. 2025. 12.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