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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티 우먼(Pretty Woman, 1990) - 30년이 지나도 여전히 설레는 현대판 신데렐라

by 아침햇살 101 2025. 11. 25.

프리티 우먼
프리티 우먼

금요일 밤, 추억의 비디오테이프를 떠올리며

오늘도 학원에서 긴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학생들에게 이차방정식을 가르치면서 "선생님, 이런 거 배워서 어디에 써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순간 문득 떠오른 장면이 있었다. 리처드 기어가 줄리아 로버츠를 오페라 하우스로 데려가서 라 트라비아타를 들려주던 장면 말이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비비안이 점차 음악에 빠져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왜 그때 떠올랐을까. 아마도 처음 접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진짜 이해와 감동으로 바뀌는 그 순간이, 수학을 싫어하던 아이가 문제를 풀어내며 보이는 표정과 겹쳐 보였나 보다.

집에 도착하니 아내와 딸은 이미 꿈나라로 떠난 뒤였다. 거실 소파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고 넷플릭스를 켰더니,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 추천 목록에 '프리티 우먼'이 떠 있었다. 1990년 작품이니 벌써 34년이나 지난 영화다. 학생때 형이 친구한테 빌려온 비디오테이프를 몰래 꺼내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때는 부모님이 집에 안 계실 때를 노려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봤었는데, 지금은 내가 부모가 되어 딸아이 몰래 이 영화를 보고 있다니. 시간이란 게 참 묘하다.

불편한 설정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이야기

사실 2024년의 관점에서 프리티 우먼을 다시 보면 불편한 지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대기업 CEO 에드워드 루이스(리처드 기어)와 할리우드 대로변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의 로맨스라니, 지금 시대에 이런 설정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아마 개봉도 못 했을 것이다.

얼마 전 딸아이가 거실을 지나가다가 "아빠, 무슨 영화 봐?"하고 물었을 때,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아, 그냥 옛날 영화..."라고 얼버무렸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에게 이 영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아마 고등학생쯤 되면 함께 보면서 사회적 계급, 여성의 자립,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그때쯤이면 이 영화가 가진 문제적 요소들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불편한 설정을 개리 마샬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줄리아 로버츠의 눈부신 매력으로 극복해낸다. 특히 로데오 드라이브의 명품 매장에서 일어나는 그 유명한 쇼핑 신은 지금 봐도 통쾌하다. 처음 방문했을 때 점원들에게 무시당했던 비비안이 에드워드의 카드로 쇼핑을 마친 후, 그 매장을 다시 찾아가서 던지는 대사 - "Big mistake. Big. Huge!" - 는 관객들의 기억속에 오래 남아있는 명대사가 되었다.

학원에서 가르치다 보면 종종 이 장면이 떠오를 때가 있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 다른 선생님들이 포기한 아이가 나중에 놀라운 성장을 보여줄 때, 혹은 처음엔 수학을 싫어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선생님, 이거 재밌어요!"라고 말할 때, 나는 속으로 그 선입견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큰 실수였어요"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줄리아 로버츠라는 스타의 탄생을 목격한 순간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줄리아 로버츠는 그저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인 배우' 정도의 위치였다. 하지만 비비안 역을 통해 그녀는 단숨에 할리우드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여왕으로 등극했고, 그 자리를 20년 넘게 지켜왔다. 영화를 보다 보면 왜 그녀가 그토록 사랑받았는지 저절로 이해가 된다. 그녀만의 독특한 웃음소리, 살짝 비뚤어진 듯하면서도 매력적인 미소, 그리고 거침없으면서도 순수한 매력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리처드 기어가 보석 상자를 갑자기 닫는 장면에서 터져 나온 그녀의 웃음은 사실 NG 장면이었다고 한다. 감독이 리허설 때 장난으로 만든 상황인데, 줄리아 로버츠의 반응이 너무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워서 그대로 영화에 넣었다는 후일담이 있다. 그 순간의 진짜 같은 리액션이 비비안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요즘 우리 딸이 좋아하는 여자 배우들을 보면 대부분 SNS에서 먼저 유명해졌거나 아이돌 출신이 많다. 물론 시대가 변했고, 스타가 되는 경로도 다양해진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가끔은 줄리아 로버츠처럼 순수하게 연기력과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배우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딸아이가 좀 더 크면 줄리아 로버츠의 다른 영화들도 함께 보면서, 진짜 영화 배우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흐른 눈물 - 문화와 교육에 대한 단상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오페라 하우스 신이다. 에드워드가 비비안을 데리고 간 곳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하우스였고, 그날 공연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였다. 처음엔 어색해하며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던 비비안이 점차 음악에 빠져들더니, 급기야 눈물까지 흘리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건 '라 트라비아타'의 내용이 프리티 우먼의 스토리와 묘하게 겹친다는 점이다. 고급 창부 비올레타와 부르주아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인데, 신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19세기 버전의 프리티 우먼이라고 할까. 물론 우리의 비비안과 에드워드는 해피엔딩을 맞이하지만 말이다.

이 장면을 볼 때마다 학원에서의 일상이 떠오른다. 처음 수학 학원에 오는 아이들 중에는 "수학은 재미없어요", "저는 수학에 재능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비비안이 "나는 오페라 같은 고급 문화와는 거리가 멀어"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하지만 제대로 된 설명과 적절한 접근법을 만나면, 아이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어려운 문제를 풀어냈을 때 보이는 그 성취감 가득한 표정은 비비안이 오페라에 감동받아 눈물 흘리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작년에 가르쳤던 한 학생이 생각난다. 수학을 포기했다고 들어온 중3 여학생이었는데, 차근차근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서 결국 상위권 성적까지 올라갔다. 나중에 그 학생이 "선생님, 저도 이제 수학이 아름답다는 게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라고 말했을 때, 나는 에드워드가 비비안에게 오페라를 소개하며 느꼈을 그 뿌듯함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교육이란 결국 누군가의 세계를 넓혀주는 일이 아닐까. 그게 오페라든, 수학이든, 과학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2024년의 시선으로 다시 보는 프리티 우먼

여전히 불편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매력

이 영화를 2024년의 관점에서 다시 평가해보면 문제적인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여성을 구원의 대상으로만 그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비비안은 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부유한 남자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얻는다. 또한 물질만능주의적 해피엔딩이라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명품 쇼핑과 호텔 스위트룸, 프라이빗 제트기가 사랑의 증표처럼 그려지는 것도 불편한 지점이다.

며칠 전 학원 동료 선생님들과 점심을 먹으며 이 영화 이야기가 나왔는데, 젊은 여자 선생님이 "그 영화 너무 불편하지 않으세요? 완전히 남자의 판타지잖아요"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도 그 시대로서는 나름 진보적인 면도 있었어요. 적어도 비비안은 자기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주체적인 인물로 그려졌으니까요."

실제로 영화를 자세히 보면 비비안은 단순히 구원받는 대상만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규칙을 정하고("나는 입술에 키스하지 않아요"), 협상을 하며("일주일에 3천 달러"), 부당한 대우에 맞서고("나를 싸구려로 만들지 마세요"), 결국 자기 결정을 내린다("나는 동화 속 공주가 되고 싶어요"). 1990년이라는 시대적 한계 안에서 나름대로 주체성을 가진 여성 캐릭터였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것들

하지만 이 모든 비판에도 불구하고 프리티 우먼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본질적인 메시지 때문일 것이다.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변화시킨다는 이야기. 특히 에드워드가 냉혹한 기업 사냥꾼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면을 회복해가는 과정은 비비안의 변화만큼이나 중요하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는가? 에드워드가 리무진을 타고 비비안의 아파트로 찾아가 화재 비상계단을 올라가는 장면. 고소공포증이 있는 그가 떨리는 다리로 계단을 오르며 "공주님을 구하러 왔어요"라고 말하자, 비비안이 "그럼 나는 왕자님을 구하는 거네요"라고 답한다. 이 대사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구원한 것이다.

언젠가 딸과 함께 볼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 딸과 이 영화를 함께 보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고, 굳이 지금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해야 할 메시지도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딸이 고등학생이 되고, 좀 더 성숙해지면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가 되면 이런 대화를 나누고 싶다. "이 영화가 나왔을 때는 아빠가 중학생이었는데, 그때는 정말 충격적이면서도 로맨틱한 영화였어. 물론 지금 보면 문제가 많지? 하지만 그 시대의 한계 속에서도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한 것 같아. 너는 어떻게 생각해?"

딸아이가 요즘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들을 보면 훨씬 더 평등하고 건강한 관계를 그린다. 넷플릭스의 '낫 오케이'나 '하프 오브 잇' 같은 영화들은 우리 세대가 보던 로맨틱 코미디와는 확실히 다르다. 그리고 그건 좋은 변화다. 하지만 가끔은 프리티 우먼처럼 비현실적이어도 괜찮으니 그저 꿈같은 사랑 이야기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딸이 "아빠는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 어땠어?"라고 물었다. 나는 "영화처럼 드라마틱하지는 않았지만, 엄마를 만나고 나서 아빠의 세계가 훨씬 넓어졌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딸이 "그게 사랑이야?"라고 되묻더라. 그래, 어쩌면 프리티 우먼이 말하고자 했던 것도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누군가를 만나 내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 그것이 사랑이라고.

로이 오비슨의 목소리가 흐르던 그 순간들

영화 음악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로이 오비슨의 'Oh, Pretty Woman'이 흐르는 가운데 줄리아 로버츠가 선셋 대로를 걸어가는 오프닝 신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그 특유의 부츠와 미니스커트, 금발 가발을 쓴 비비안의 모습은 충격적이면서도 매혹적이었다.

최근에 학원 쉬는 시간에 이 노래를 틀었더니 아이들이 "선생님,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노래인데 뭐예요?"라고 물어봤다. 그만큼 시대를 초월한 명곡인 셈이다. 그때 한 학생에게 "이 노래가 나온 영화가 있는데, 너희가 보기엔 아직 좀..."이라고 말하다가 멈췄다. 그 순간 나도 부모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음악적 순간은 욕조 신에서 비비안이 워크맨으로 음악을 들으며 'Kiss'를 부르는 장면이다. 프린스의 노래에 맞춰 목욕을 즐기는 그녀의 모습은 자유롭고 생동감 넘친다. 에드워드가 그런 비비안을 바라보며 짓는 미소는 진짜 사랑에 빠진 사람의 표정 그 자체다. 이 장면을 볼 때마다 아내와 처음 여행을 갔을 때가 떠오른다. 호텔 욕조에서 노래를 부르던 아내의 모습을 보며 '아, 이 사람이구나' 하고 확신했던 그 순간 말이다.

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교과서를 쓴 영화

프리티 우먼은 이후 쏟아져 나온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들의 공식을 만들어냈다. 그 공식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1. 극과 극의 만남 -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
  2. 계약이나 거래로 시작 - 처음엔 사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함께하게 됨
  3. 서서히 스며드는 진심 - 가식을 벗어던지고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
  4. 결정적 갈등 - 과거나 현실의 벽에 부딪혀 위기를 맞음
  5. 극적인 화해 -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다가가는 클라이맥스
  6. 해피엔딩 - 서로의 세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시작

이 공식은 이후 '노팅힐'(1999)에서 유명 여배우와 평범한 서점 주인의 사랑으로, '프로포절'(2009)에서는 비자 문제로 시작된 가짜 약혼으로,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2011)에서는 중년의 사랑 찾기로 변주되었다. 하지만 어떤 영화도 원조인 프리티 우먼만큼의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다.

왜일까? 아마도 프리티 우먼이 가진 '진정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리처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의 케미스트리는 연기를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다. 실제로 두 배우는 촬영 내내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존중했다고 한다. 그런 진심이 스크린에도 그대로 전달된 것 같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비슷한 걸 느낀다. 아무리 좋은 교재와 커리큘럼이 있어도,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진정성 있는 교감이 없으면 진짜 배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프리티 우먼이 수많은 아류작들과 다른 점도 바로 그것이다. 공식을 따르는 것과 진심을 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

마무리: 34년이 지나도 여전히 설레는 이유

금요일 밤, 맥주 한 캔과 함께 본 프리티 우먼.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중학생 때 처음 봤을 때의 그 설렘이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다는 게 신기했다. 물론 이제는 보이는 것들이 있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것도, 여러 문제적 요소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영화가 주는 판타지가 소중한 것 아닐까?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오른 건 아내와의 첫 만남이었다. 물론 우리의 만남은 영화처럼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대학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다가 우연히 마주친, 지극히 평범한 시작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만남 이후로 내 세계는 완전히 달라졌다. 혼자서는 절대 가지 않았을 미술관에 가게 되었고, 관심도 없던 요리를 배우게 되었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삶을 내 삶처럼 걱정하는 법을 배웠다. 어쩌면 모든 진짜 사랑은 프리티 우먼이 그리는 것처럼 서로의 세계를 넓혀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일은 토요일이다. 딸아이와 함께 볼 영화를 고민해봐야겠다. 프리티 우먼은 아직 이르니, '인사이드 아웃'이나 '원더' 같은 영화가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 딸이 열일곱이나 열여덟 살이 되면, 이 영화를 함께 보며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아빠는 너보다 어렸단다. 그때는 이 영화가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영화라고 생각했지. 지금 보니 어떠니? 불편한 부분도 많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한 것 같아. 사랑은 서로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동화는 동화일 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가끔은 그 동화를 믿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는 거야.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아빠는 생각해."

그때쯤이면 딸아이가 "아빠, 그건 너무 구닥다리 생각 아니에요?"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다. 적어도 우리는 영화를 통해 사랑에 대해, 시대의 변화에 대해, 그리고 서로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테니까.


평점: ★★★★☆ (4/5)

별 하나를 뺀 이유는 역시 시대적 한계 때문이다. 아무리 90년대 영화라고 해도, 여성을 대하는 시각이나 물질만능주의적 요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줄리아 로버츠의 매력, 두 주연 배우의 케미스트리, 그리고 여전히 유효한 '사랑의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메시지는 충분히 네 개의 별을 받을 자격이 있다.

추천하고 싶은 분들:

  • 90년대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황금기를 그리워하는 분들
  • 줄리아 로버츠의 스타 탄생 순간을 목격하고 싶은 분들
  • 현실적이지 않아도 좋으니 2시간 동안 동화 속에 빠져보고 싶은 분들
  • 리처드 기어의 신사적인 매력에 빠져보고 싶은 분들
  • 명대사와 명장면으로 가득한 고전 영화를 찾는 분들

함께 보면 좋은 영화들:

  • 노팅힐 (1999) - 줄리아 로버츠의 또 다른 로맨틱 코미디 명작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1993) - 90년대 로코의 또 다른 정수
  • 마이 페어 레이디 (1964) - 프리티 우먼의 모티브가 된 고전
  • 러브 액츄얼리 (2003) -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그린 현대적 로맨스

P.S. 다음 주에는 휴 그랜트의 전성기를 만날 수 있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을 리뷰할 예정이다. 영국식 유머와 미국식 로맨스가 절묘하게 만나는 또 하나의 90년대 명작이다.